성범죄 고소하면 가해자가 제 이름과 주소를 알게 되나요?
성범죄를 고소하면 가해자가 내 실명·주소를 알게 될까요? 가명조서와 신원 비공개 신청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고소하는 방법을 변호사가 설명합니다.
질문
성범죄 고소하면 가해자가 제 이름과 주소를 알게 되나요?
저는 한 달 전쯤 ○○시에 있는 모임에서 알게 된 지인 A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녹음한 파일과, 사건 다음 날 A가 보낸 사과 비슷한 카톡이 남아 있습니다. 고소를 결심하고 자료를 모으던 중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 A가 제 실명과 집 주소, 전화번호까지 전부 알게 되는 건가요? A는 제가 어디 사는지 정확히는 모르는 상태인데, 고소하는 순간 다 넘어간다고 생각하니 보복이 두려워 선뜻 접수를 못 하고 있습니다. 또 재판까지 가면 법정에서 A와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고소할 방법이 있는지 꼭 알고 싶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성추행 피해를 고소하고 싶지만, 가해자 A가 질문자님의 실명과 주소, 전화번호를 전부 알게 될까 봐 접수를 망설이고 계시는군요. 많이 불안하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소를 한다고 해서 질문자님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가해자에게 그대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법으로 신원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명으로 조사받고, 인적사항을 수사기록에서 빼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고소 자체를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3조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보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명조서입니다. 조서에 실명 대신 가명(=가짜 이름)을 쓰고, 주소·전화번호 등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따로 봉인해 가해자가 열람하지 못하게 합니다.
둘째, 신뢰관계인 동석입니다.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나 지원기관 담당자가 곁에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증인신문 시 비디오 중계장치나 차폐시설입니다.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더라도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다른 방에서 화면을 통해 진술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 자체는 형법 제298조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중한 범죄입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은 사건 당시 상황을 녹음한 파일과, 다음 날 A가 보낸 사과 비슷한 카톡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 두 자료는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라 유리한 점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사안을 다수 진행해 보면, 가해자가 사건 직후 보낸 사과 메시지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걱정하시는 개인정보 문제는, 질문자님이 처음부터 가명조사를 요청하지 않으면 일반 조서에 실명과 연락처가 그대로 적힐 수 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신청을 처음에 놓쳐서 뒤늦게 당황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고소장 접수 단계에서부터 신원 보호를 명확히 요청하셔야 합니다. 대법원도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 조치의 필요성을 거듭 인정하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녹음 파일과 A의 카톡을 원본 그대로 보존하세요. 휴대폰 원본을 지우지 마시고, 별도 저장장치에 복사해 두시기 바랍니다. 카톡은 화면 캡처와 함께 대화 전체를 내보내기 해 두세요.
- 고소장을 접수할 때 "피해자 인적사항 비공개"와 "가명조서 작성"을 신청서에 함께 적어 내세요.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또는 성범죄 전담 부서로 접수하시면 됩니다.
- 조사 전에 신뢰관계인 동석과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하세요. 성범죄 피해자는 국선변호사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보복이 우려되면 접수 시 신변보호를 함께 요청하세요. 스마트워치 지급, 주거지 순찰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형사 고소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위자료)를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그 자료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입증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또한 해바라기센터 같은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을 이용하면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을 함께 받을 수 있으니 접수 전에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 마무리
고소해도 가해자에게 질문자님의 주소와 연락처가 그대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가명조서와 신원 비공개를 접수 단계에서 꼭 요청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가지고 계신 녹음 파일과 카톡 등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가장 안전한 방법을 함께 찾아 드리겠습니다. 용기 내신 만큼 꼭 보호받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