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준 지인이 연락처를 바꿨는데 고소되나요?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한 지인,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요? 성립 요건과 증거 확보, 민사 병행까지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질문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한 지인, 고소할 수 있을까요?
작년 3월에 가까운 지인 A에게 2,000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사업 운영자금으로 두 달만 쓰고 바로 갚겠다"고 해서 계좌로 이체했고, 카톡으로 "5월 말까지 꼭 갚을게, 걱정 마"라는 메시지도 받아뒀습니다. 그런데 5월이 지나도 연락이 없더니, 6월부터는 카톡을 보내도 1 표시만 안 사라지고 전화도 안 받았습니다.
얼마 전 다른 지인을 통해 A가 전화번호를 아예 바꾸고 카톡도 탈퇴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집에도 찾아갔는데 이사를 간 상태였습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어 너무 화가 납니다. 이렇게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하면 사기죄로 고소가 되나요? 아니면 그냥 돈을 떼인 걸로 끝나는 건가요?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2,000만 원을 빌려준 지인 A가 약속한 5월 말을 넘기고 연락처까지 바꿔 잠적한 상황이시군요. 믿고 빌려준 돈인데 연락마저 끊겨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한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바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질문자님 사안은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를 따져 사기죄 고소를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사기가 어렵더라도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민사 절차는 반드시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기망행위) 재물을 받아낸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성립 요건은 이렇습니다. 첫째, 돈을 받을 때 상대방을 속였을 것. 둘째, 그 속임수 때문에 돈을 건넸을 것. 셋째, 돈을 빌릴 당시 이미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셋째 요건입니다. 돈을 빌릴 당시에는 갚을 생각이 있었는데 사정이 나빠져 못 갚은 것이라면, 이것은 단순 채무불이행(=돈을 약속대로 갚지 못한 것)이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께 유리한 점은 증거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 운영자금으로 두 달만 쓰고 갚겠다"는 빌린 용도와, "5월 말까지 꼭 갚을게"라는 카톡 메시지, 그리고 2,000만 원 이체 기록이 있습니다. 더구나 A가 전화번호를 바꾸고 카톡을 탈퇴했으며 집까지 이사한 정황은,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불리한 점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잠적 그 자체는 돈을 빌린 뒤 사정이 나빠진 결과일 수도 있어, 경찰이 단순 채무불이행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런 사안을 다수 진행해 보면, 경찰 단계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반박이 "갚으려 했는데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변명입니다. 그래서 돈을 빌릴 당시 A의 재정 상태나 용도대로 돈을 썼는지를 함께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법원도 차용 당시 변제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지를 기준으로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취지로 보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빌려줄 때 받은 카톡 대화 전체(용도, "5월 말까지 갚겠다"는 약속 포함)와 2,000만 원 이체내역을 날짜가 보이게 캡처·저장해 두십시오.
- A가 번호를 바꾸고 카톡을 탈퇴했으며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 다른 지인의 진술이나 메시지를 확보하십시오.
- 경찰서 또는 검찰청에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십시오. 사기죄 공소시효는 10년이라 기간 여유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A의 소재 파악이 어려워지니 서두르시는 편이 좋습니다.
- A의 인적사항(이름·주민번호·옛 주소)을 최대한 정리해 두시면 수사와 민사 모두에서 소재 파악이 수월해집니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 절차를 병행하시기 바랍니다. 2,000만 원 대여금 반환 청구는 지급명령 신청으로 비교적 빠르게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A 명의의 부동산·예금이 파악되면 가압류를 먼저 걸어 재산 빼돌리기를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 마무리
연락처를 바꾼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용도 약속과 이체내역, 잠적 정황이 모이면 고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와 지급명령·가압류를 함께 준비하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보유하신 카톡과 이체내역 등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사기 성립 가능성과 회수 전략을 더 정확히 잡아드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