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미지급 대응, 매매·공사 잔금 못 받았을 때 실무 총정리
잔금 미지급 대응, 민사 회수와 형사 사기의 경계부터 가압류·소송·증거·시효까지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의뢰인: "공사 다 끝냈는데 잔금을 안 줘요. 이거 사기로 고소되나요?"
변호사: "바로 형사 고소부터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잔금 미지급 대응은 대부분 민사가 먼저입니다. 어떤 계약이었는지, 잔금 조건이 뭐였는지부터 여쭤봐야 해요."
잔금 미지급 대응은 부동산 매매, 공사 도급, 물품 납품 등 거래가 끝난 뒤 상대가 마지막 돈을 주지 않을 때 가장 절박해지는 문제입니다. 이미 물건이나 결과물은 넘겼는데 잔금은 못 받고 계약서만 손에 쥔 상황, 그 답답함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 글은 채권 회수와 관련 소송을 다수 진행해 온 법무법인 다빈치가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1. 잔금 미지급 대응이란? — 개념부터 쉽게
잔금 미지급 대응이란, 매매·도급·납품 등 계약에서 상대방이 지급하기로 한 마지막 대금(잔금)을 약속한 시기에 주지 않을 때, 채권자가 그 돈을 받아 내기 위해 취하는 법적 수단 전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받을 돈을 안 주니 법으로 받아 내는 일"입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잔금을 안 주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민사 문제라는 점입니다. 상담을 해 보면 잔금을 못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곧장 사기죄 고소를 원하시는 분이 정말 많은데, 단순히 돈을 못 갚는 것과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떼먹으려 한 것은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잔금 미지급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대금을 실제로 회수하는 민사 절차(지급명령, 소송, 강제집행, 가압류)이고,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지급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을 때의 형사 절차(사기죄 고소)입니다.
2. 법은 뭐라고 규정하고 있을까? — 조문과 처벌
먼저 잔금은 계약에 따른 채무이므로, 이행하지 않으면 민법상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합니다.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잔금을 늦게 주면 그 기간만큼 지연손해금(=늦어서 생긴 이자 성격의 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약정 이율이 없으면 민사는 연 5%(민법 제379조), 소송을 내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가 적용됩니다.
처음부터 잔금을 줄 생각 없이 물건이나 공사 결과를 받아 챙긴 것이라면 형법상 사기죄가 문제 됩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기망(=속이는 행위)이 핵심입니다. 잔금을 안 준다고 무조건 사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인정돼야 처벌됩니다.
3. 언제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을까? — 요건과 경계선
민사 잔금 청구는 계약과 이행 사실만 있으면 성립하지만, 형사 사기죄는 요건이 훨씬 엄격합니다. 아래 표는 사기죄 성립 요건입니다.
| 요건 | 쉬운 설명 | 예시 |
|---|---|---|
| 기망행위 | 거짓말이나 사실을 숨겨 상대를 속이는 것 | 지급 능력이 없는데 "잔금은 걱정 말라"며 계약 |
| 착오 | 속아서 잘못 믿게 되는 것 | 돈을 줄 거라 믿고 소유권을 넘김 |
| 처분행위 | 속은 결과로 재물·이익을 넘기는 것 | 공사 완료, 등기 이전, 물건 인도 |
| 편취 고의 | 계약 당시 이미 갚을 의사·능력이 없었음 | 계약 직후 잠적, 재산 은닉 |
| 재산상 손해 | 실제로 재산상 피해가 발생 | 잔금 상당액을 받지 못함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요건은 편취 고의입니다. 사실 전부 사기라고 편을 들어드리면 상담은 수월하지만, 그렇게 조언하지 않습니다. 계약할 때는 줄 생각이 있었는데 사정이 나빠져 못 주게 된 경우는 사기가 아니라 단순 채무불이행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가 공사를 맡기고 잔금 5천만 원을 남겨 둔 채 "자금 융통이 안 돼 두 달만 미루자"고 한다면, 이는 사기가 아니라 민사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계약 직후 연락을 끊고 재산을 가족 명의로 빼돌렸다면 편취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이 경계선을 오해하는 분이 흔합니다.
4.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 대표 판례
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048 판결은 차용금이나 대금 관련 사기에서 "돈을 갚지 못한 결과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할 수 없고, 돈을 빌리거나 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즉 나중에 못 갚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거래 시점의 의사와 능력이 판단 기준입니다.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은 편취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계약 전후의 재산 상태, 거래 경위, 대금 사용처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그래서 형사에서는 "돈을 안 줬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속였다"를 증명하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정리하면, 형사 사건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요구되기 때문에 잔금 미지급만으로 처벌까지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점을 미리 아셔야 헛된 기대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5. 처벌 수위와 함께 쓸 수 있는 구제수단
잔금 미지급은 민사 회수가 본류이고, 형사는 편취 고의가 뚜렷할 때 보조적으로 씁니다. 아래 표로 비교해 보세요.
| 구분 | 민사 절차 | 형사 절차(사기죄) |
|---|---|---|
| 목적 | 실제 잔금 회수 | 가해자 처벌 |
| 요건 | 계약과 미지급 사실만으로 충분 | 편취 고의 등 엄격한 입증 필요 |
| 결과 | 지급명령·판결로 강제집행 |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돈 회수 | 직접 회수 가능 | 직접 회수 안 됨(합의·배상명령은 별도) |
| 기간 | 지급명령 1~2개월, 소송 4~8개월 | 수개월~1년 이상 |
민사에서는 지급명령(간이 독촉), 대여금·공사대금·매매대금 청구소송, 재산 처분을 막는 가압류를 함께 씁니다. 특히 상대가 재산을 빼돌릴 조짐이 보이면 소송보다 가압류가 먼저입니다.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 유죄가 인정되면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을 신청해 잔금을 함께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6. 무엇이 증거가 되고, 어떻게 남겨야 할까?
잔금 미지급 대응의 성패는 결국 "계약 내용과 미지급 사실"을 문서로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증거의 형태가 부족해 청구액을 다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입증 대상 | 필요한 증거 | 유의점 |
|---|---|---|
| 계약 성립·잔금 조건 | 계약서, 견적서, 발주서 | 잔금 액수·지급일이 명시된 조항 확인 |
| 이행 사실 | 공사 완료 확인서, 인도 확인, 등기부 | 사진·완공 사진에 날짜가 드러나게 |
| 일부 변제 내역 | 통장 입출금 내역 | 받은 돈과 남은 잔금이 계산되게 정리 |
| 미지급 사실 | 독촉 문자·카톡, 상대의 답변 | "곧 주겠다"는 말도 채무 인정 증거 |
| 편취 고의(형사) | 재산 은닉·잠적·거짓 해명 정황 | 시간순 타임라인으로 정리 |
실무 팁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첫째, 상대의 지급 약속을 받아 두세요. "다음 달에 꼭 드리겠다"는 문자 한 줄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채무 승인 증거가 됩니다. 둘째, 독촉은 내용증명으로. 언제 얼마를 청구했는지 기록이 남습니다. 셋째, 대화 녹음은 본인이 대화 당사자로 참여한 통화라면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당사자 없이 타인의 대화를 당사자 모르게 녹음한 것은 위법수집증거가 되어 쓸 수 없으니 주의하세요.
7.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 단계 | 내용 | 유의점 |
|---|---|---|
| 1. 내용증명 발송 | 잔금 지급 최고, 기한 지정 | 미지급 사실과 청구액 명확히 |
| 2. 가압류(필요 시) | 부동산·예금·채권 가압류 | 재산 은닉 조짐 있으면 먼저 |
| 3. 지급명령 신청 | 간이 독촉절차 | 이의 시 소송으로 전환 |
| 4. 본안 소송 | 공사대금·매매대금 등 청구 | 계약·이행 증거 정리 제출 |
| 5. 판결·확정 | 승소 시 집행권원 확보 | 지연이자 함께 인정 |
| 6. 강제집행 | 압류·추심, 부동산 경매 | 상대 재산 미리 파악 |
형사 고소는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 고소인 조사, 피의자 조사를 거쳐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로 송치되고, 불송치되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편취 고의 입증이 쉽지 않아, 민사와 병행하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8. 상담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FAQ)
Q. 잔금을 안 주면 무조건 사기로 고소되나요?
아닙니다. 처음부터 갚을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편취 고의가 증명돼야 합니다. 사정이 나빠져 못 주게 된 것은 대부분 민사 문제입니다.
Q. 계약서를 안 썼는데 잔금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견적서, 문자, 이체 내역, 완공 사진 등으로 계약과 이행을 증명하면 됩니다. 다만 다툼이 커질 수 있으니 증거를 최대한 모으세요.
Q. 지급명령과 소송 중 무엇이 좋나요?
다툼이 없어 보이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저렴합니다. 상대가 이의할 것이 뻔하거나 쟁점이 많으면 처음부터 소송이 낫습니다.
Q. 잔금 채권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일반 채권은 소멸시효 10년, 공사대금·물품대금 등 상사·단기 채권은 3년입니다(민법 제163조 등). 시효가 임박했다면 서둘러 청구하거나 가압류로 중단시켜야 합니다.
Q. 상대가 재산을 빼돌릴 것 같아요.
먼저 가압류를 신청하세요. 판결까지 기다리면 집행할 재산이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9. 마무리 —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잔금 미지급 대응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대부분은 민사 회수가 본류이며 형사 사기는 편취 고의가 뚜렷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 계약과 이행·미지급을 증명할 증거를 문서로 남길 것, 그리고 재산 은닉 조짐이 있으면 가압류를 먼저 할 것.
땀 흘려 일하고도 마지막 돈을 못 받는 억울함은 겪어 본 사람만 압니다. 하지만 순서와 증거만 갖추면 법은 받을 돈을 끝까지 받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사안마다 계약 성격과 상대 재산 상황이 달라지니,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본 글은 현행 법령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