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백서2026.10.23|읽기 10분|조회 0

약정금 못 받았을 때 — 받아내는 법적 절차와 실무 총정리

약정금 못 받았을 때 민사 회수와 사기 고소의 경계, 증거 확보와 절차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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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돈 주기로 약속하고 각서까지 썼는데, 상대가 연락을 피해요. 사기로 고소하면 돈 받을 수 있나요?"

변호사: "약정금 못 받았을 때는 먼저 민사로 받아내는 길부터 봐야 합니다. 형사 고소가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예요."

약정금 못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사기로 고소하면 되지 않나"입니다. 하지만 상담을 해 보면, 단순히 약속한 돈을 안 주는 것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돈을 떼인 억울함과 막막함,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 글은 채권 회수 사건을 다수 진행해 온 법무법인 다빈치가 약정금을 실제로 받아내는 길을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1. 약정금이란? — 개념부터 쉽게

약정금이란, 당사자들이 서로 합의(약정)하여 "언제까지 얼마를 지급하겠다"고 정한 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계약이나 합의로 생긴 금전 지급 약속에서 나오는 돈입니다.

약정금은 빌려준 돈(대여금)과 겹칠 수도 있지만, 반드시 대여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동업을 정산하면서 "내가 500만 원을 주겠다"고 합의한 돈, 분쟁을 끝내며 "위자료 명목으로 300만 원을 지급한다"고 적은 합의금, 공사대금을 미루면서 "다음 달까지 주겠다"고 새로 약속한 돈 모두 약정금의 성격을 가집니다.

실무에서는 명칭보다 "지급을 약속한 사실과 그 근거"가 중요합니다. 각서, 차용증, 합의서, 심지어 문자메시지로 "○월 ○일까지 보내드릴게요"라고 한 것도 약정의 증거가 됩니다. 정말 많은 의뢰인을 상담하면서 느끼는 것은, 약속은 분명히 있었는데 그것을 뒷받침할 기록을 남겨 두지 않아 회수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2. 법은 뭐라고 규정하고 있을까? — 조문과 처벌

약정금 미지급은 원칙적으로 민사(계약 불이행)의 문제입니다. 근거는 채무불이행과 변제에 관한 민법 조문입니다.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

채무이행의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여기서 상담을 해 보면 많은 분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돈을 안 주니 당연히 사기 아니냐"는 것입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약속을 안 지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상대를 속여(기망행위) 돈을 받아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약정 당시에는 줄 생각이 있었는데 사정이 나빠져 못 주게 된 것이라면,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사기가 아닙니다.

3. 언제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을까? — 요건과 경계선

약정금을 청구하려면 "지급을 약속한 사실"과 "그 기한이 지났다는 사실"을 갖추면 됩니다. 민사 청구의 요건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요건쉬운 설명예시
약정의 존재지급을 약속하는 합의가 있었을 것각서, 합의서, "줄게요" 문자
금액의 특정얼마를 줄지 정해졌거나 계산 가능할 것"500만 원", "월 100만 원씩 5개월"
이행기 도래약속한 날짜가 지났을 것"8월 말까지" → 9월 1일부터 청구 가능
미지급전부 또는 일부를 받지 못했을 것500만 원 중 200만 원만 받음

문제는 형사(사기)와의 경계선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사기죄가 인정되는 경우: 돈 받을 당시 이미 갚을 능력이 전혀 없었거나, 받은 돈을 애초 약속과 전혀 다른 곳에 써버릴 계획이었거나, 신분·담보를 거짓으로 꾸며 돈을 끌어온 경우.

사기죄가 부정되는 경우: 약정 당시에는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 사업 실패·경기 악화 등으로 갚지 못하게 된 경우, 단순히 변제를 미루는 경우.

사실 전부 사기로 처벌된다고 편을 들어주면 상담은 수월하지만, 그렇게 안내하면 고소해도 불송치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형사 사건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요구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속였다는 점이 분명하지 않으면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약정금 사건은 민사 회수를 중심축으로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4.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 대표 판례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770 판결은 차용금 사기에서 "돈을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빌린 뒤에 못 갚게 된 사정만으로는 사기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부분을 놓치고 "안 갚으니 무조건 사기"라고 확신하시는 분이 흔합니다.

상황 이미지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도1565 판결은 피고인이 변제 능력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상대를 속여 돈을 받았다면, 그 자체로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받을 당시의 상태"를 보여 주는 증거가 있느냐입니다. 두 판례를 합치면, 약정금 미지급을 형사로 끌고 가려면 "애초부터 줄 생각이 없었다"는 정황을 증거로 세워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5. 처벌 수위와 함께 쓸 수 있는 구제수단

약정금 사건은 민사 회수가 기본이고, 사기 요건이 갖춰진 경우에만 형사가 더해집니다. 두 길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민사 (약정금 청구)형사 (사기죄 고소)
목적돈을 실제로 받아내는 것가해자 처벌
요건약정·이행기·미지급기망행위 + 편취 고의 + 재산상 이득
증명 수준증거의 우월(개연성)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결과판결·지급명령 → 강제집행징역·벌금(최대 10년 이하 징역)
돈 회수직접 회수 가능직접 회수는 안 됨(형사 절차)
기간 제한소멸시효(원칙 10년, 상사 5년 등)공소시효(사기 10년)

형사 고소가 돈을 바로 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합의를 서두르는 경우가 실무에서는 많습니다. 처벌을 피하려 변제하거나 합의금을 내놓는 것이지요. 다만 이를 노리고 근거 없이 고소하면 무고의 위험이 있으니, 기망의 정황이 있을 때만 병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에서는 가압류(상대 재산을 미리 묶어 두는 것)와 형사 재판 중 배상명령 신청도 함께 쓸 수 있습니다.

6. 무엇이 증거가 되고, 어떻게 남겨야 할까?

약정금 회수의 성패는 결국 "약속이 있었다"와 "줄 생각이 없었다(형사의 경우)"를 어떤 증거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입증 대상증거가 되는 것증거가 되기 어려운 것
약정 사실각서·합의서·차용증, "보내드릴게요" 문자·카톡, 이체 요청 대화"구두로만 약속했다"는 본인 진술만
금액·기한금액과 날짜가 적힌 문서·메시지"대충 몇백" 같은 모호한 말
미지급통장 거래내역, 독촉에 대한 회피성 답변기억에만 의존한 주장
편취 고의(형사)약정 당시 이미 다른 채무로 변제 불능, 받은 돈을 즉시 유흥·다른 빚에 소진단순한 변제 지연

증거 확보에서 실무 팁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첫째, 대화 기록은 삭제 전에 전체를 캡처하되 날짜와 상대 이름이 보이게 남기세요. 둘째, 녹음은 대화 당사자 본인이 참여한 통화·대화라면 상대 동의 없이 녹음해도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제3자들만의 대화를 당사자 모르게 녹음하면 위법수집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셋째, 이체 내역은 "실제로 돈이 오갔다"는 객관 증거이므로 반드시 은행 거래내역서로 확보하세요.

7.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단계내용유의점
1. 내용증명 발송지급 기한·금액을 명시해 독촉소멸시효 중단 효과는 6개월 내 소 제기 전제
2. 가압류(선택)상대 예금·부동산 등 재산 보전재산 처분·은닉 막는 선제 조치
3. 지급명령 신청다툼이 적으면 신속·저비용이의 들어오면 정식 소송으로 전환
4. 민사소송약정금 청구 소장 접수·변론약정 증거를 요건별로 정리해 제출
5. 판결·강제집행승소 후 압류·추심·경매집행권원 확보가 실제 회수의 열쇠
6. 형사 고소(병행)사기 혐의 있으면 별도 진행불송치 시 이의신청 가능

민사에서는 지급명령부터 시작해 다툼이 없으면 빠르게 집행권원을 얻고, 이의가 들어오면 소송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상담을 해 보면 판결까지 받고도 상대 재산을 파악하지 못해 회수에 실패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상담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FAQ)

Q. 약정금 못 받았을 때 바로 사기로 고소하면 되나요?

신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속였다는 정황이 없으면 불송치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사 회수를 중심으로 두고, 기망의 증거가 있을 때 형사를 병행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각서나 차용증이 없는데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문자·카톡·통화 녹음·이체내역 등으로 약정 사실을 증명하면 됩니다. 다만 기록이 흩어져 있을수록 다툼이 길어지므로 최대한 모아 정리하셔야 합니다.

Q. 돈을 떼인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 받을 수 있나요?

소멸시효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 약정금은 원칙적으로 10년, 상거래로 생긴 채권은 5년 등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지급명령이나 소 제기로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Q. 상대가 재산이 없다고 버티면 어떻게 하나요?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로 숨긴 재산을 찾을 수 있고, 미리 가압류해 두면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판결을 받아 두면 시효도 10년 연장됩니다.

Q. 일부만 받았는데 나머지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받지 못한 잔액을 기준으로 청구하시면 되고, 지연이자(연 5% 또는 상사 6%, 소송 후 연 12%)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9. 마무리 —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약정금 못 받았을 때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돈을 받아내는 길은 형사가 아니라 민사가 중심이라는 것, 약정 사실을 뒷받침하는 기록을 삭제 전에 확보할 것, 그리고 가압류와 소멸시효 관리로 회수 가능성을 지킬 것입니다.

약속받은 돈을 못 받는 일은 금전 손해를 넘어 사람에 대한 배신감까지 남깁니다. 그 답답함,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증거를 정리하고 절차의 순서만 지키면 법은 채권자의 권리를 끝까지 지켜 줍니다. 사안마다 약정의 성격과 증거 상황이 달라지니,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본 글은 현행 법령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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