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죄 대응, 나가라는데 안 나가는 사람 어떻게 해야 할까
퇴거불응죄 대응법을 법무법인 다빈치가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성립 요건, 퇴거 요구 증거, 민사 명도와의 비교, 판례와 FAQ까지 확인하세요.
의뢰인: "손님이 가게 문 닫을 시간인데도 안 나가요. 경찰 불렀더니 민사라고만 하는데, 퇴거불응죄로 처벌 안 되나요?"
변호사: "상황에 따라 됩니다. 다만 그냥 안 나간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에요. '나가라'는 말을 언제, 어떻게 하셨는지부터 여쭤봐야 합니다."
퇴거불응죄 대응을 검색해 이 글까지 오셨다면, 아마 내 집이나 가게에 들어온 사람이 나가 달라는 요구에도 버티고 있는 난감한 상황일 겁니다. 내 공간인데도 어찌하지 못하는 답답함,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 글은 고소 사건을 다수 진행해 온 법무법인 다빈치가 퇴거불응죄가 실제로 언제 성립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1. 퇴거불응죄란? — 개념부터 쉽게
퇴거불응죄란, 처음에는 적법하게 들어온 사람이 집·건물·방 등에서 나가 달라는 정당한 요구(퇴거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고 계속 머무르는 범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들어올 때는 괜찮았지만, 나가라고 했는데도 안 나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몰래 또는 무단으로 들어온 경우는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제1항)의 문제이고, 들어온 것 자체는 문제없지만 나가라는 요구를 무시한 경우가 퇴거불응죄(형법 제319조 제2항)입니다. 두 죄는 같은 조문에 나란히 규정되어 있지만, '들어온 과정'이 아니라 '나가지 않은 상태'를 처벌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둘을 섞어서 생각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손님이 정상적으로 들어온 식당에서 영업시간이 끝났는데 나가지 않는다면 주거침입이 아니라 퇴거불응의 영역입니다. 반대로 애초에 영업이 끝난 뒤 문을 열고 들어왔다면 주거침입이 문제됩니다.
2. 법은 뭐라고 규정하고 있을까? — 조문과 처벌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퇴거불응죄의 법정형은 주거침입죄와 같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적지 않은 형이지만,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피해 정도가 크지 않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퇴거요구를 받고'라는 문언입니다. 즉 퇴거 요구가 먼저 있어야 하고, 그 요구를 받고도 나가지 않아야 성립합니다. 요구 없이 그냥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는 이 죄가 되지 않습니다. 정말 많은 의뢰인이 "안 나가면 당연히 범죄 아니냐"고 하시지만, '나가 달라'는 의사표시가 없었다면 처벌이 어렵습니다.
3. 언제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을까? — 요건과 경계선
퇴거불응죄가 성립하려면 다음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대응의 출발점은 이 요건 하나하나를 증거로 채워 두는 일입니다.
| 요건 | 쉬운 설명 | 예시 |
|---|---|---|
| 적법한 진입 | 처음 들어올 때는 권한 또는 허락이 있었을 것 | 정상 영업 중 들어온 손님, 초대받은 손님 |
| 퇴거 요구 권한 | 나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관리자·점유자)이 요구할 것 | 가게 주인, 세입자, 건물 관리인 |
| 정당한 요구 | 요구에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것 | 영업 종료, 계약 종료, 소란 행위 |
| 요구를 받음 | 상대가 요구를 인식할 수 있게 전달될 것 | "지금 나가 주세요" 명확히 고지 |
| 불응 |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머무를 것 | 수차례 요구에도 자리 고수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은 '정당한 퇴거 요구'입니다. 예컨대 임대차 계약이 끝났더라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는 집이라면, 집주인의 퇴거 요구는 정당하지 않아 세입자에게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세입자의 점유 자체가 법으로 보호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경계선은 '나갈 시간'입니다. 퇴거 요구를 받았다고 1초 만에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짐을 챙기거나 계산을 마치는 등 사회통념상 필요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버틸 때 비로소 불응으로 평가됩니다. 상담을 해 보면 "나가라고 하자마자 바로 안 나갔으니 범죄"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흔한데, 그 짧은 틈은 처벌되지 않습니다.
4.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 대표 판례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990 판결은 퇴거불응죄가 성립하려면 적법하게 또는 과실로 들어간 뒤 '퇴거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면서, 처음부터 위법하게 들어간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될 뿐 퇴거불응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진입 자체가 불법이면 퇴거불응이 아니라 주거침입으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또한 주거침입죄에서 보호하는 것은 '사실상의 평온', 즉 그 공간을 실제로 지배·관리하는 상태라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 소유권 자체가 아니라 현재 누가 그 공간을 평온하게 점유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소유자라 해도 적법하게 점유 중인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 없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내 소유니까 당연히 내보낼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 분이 많지만, 법원의 기준은 소유가 아니라 점유의 평온입니다.
5. 처벌 수위와 함께 쓸 수 있는 구제수단
퇴거불응은 형사처벌만이 답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민사 절차가 더 빠르고 확실한 해결책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 비교를 참고하세요.

| 구분 | 퇴거불응죄 (형사) | 건물명도·퇴거 소송 (민사) |
|---|---|---|
| 목적 | 버틴 행위에 대한 처벌 | 실제로 내보내 공간을 돌려받음 |
| 근거 | 형법 제319조 제2항 | 민법상 소유권·점유권에 기한 청구 |
| 결과 | 징역·벌금·기소유예 등 | 판결 후 강제집행으로 퇴거 실현 |
| 적합한 상황 | 영업 방해, 단발성 점거 | 장기 점유, 계약 종료 후 미퇴거 |
| 병행 가능 | 손해배상 청구 병행 가능 |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병행 권장 |
형사고소와 별도로, 머무는 동안 발생한 손해(영업 손실 등)에 대해 민법 제750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장기 무단 점유라면 건물인도(명도) 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실무상 가장 효과적입니다. 다만 판결 없이 직접 짐을 들어내거나 강제로 끌어내면 오히려 폭행·재물손괴·주거침입 등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으니, '내 집이라도 내 손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6. 무엇이 증거가 되고, 어떻게 남겨야 할까?
퇴거불응죄 대응의 성패는 '퇴거 요구를 했다는 사실'과 '그 요구가 정당했다는 사실'을 얼마나 명확히 남겼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형사 사건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처벌되기 때문에, 요구가 있었는지 애매하면 불송치될 가능성이 큽니다.
| 입증 대상 | 필요한 증거 | 확보 요령 |
|---|---|---|
| 퇴거 요구 사실 | 녹음, CCTV, 문자, 현장 영상 | "지금 나가 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명확히 |
| 요구 시각 | 영상·녹음의 시간 정보 | 요구 시점과 불응이 이어졌음이 드러나게 |
| 요구 권한 | 임대차계약서, 사업자등록증 | 내가 점유자·관리자임을 증명 |
| 정당성 | 영업시간 안내, 계약 종료 통지 | 왜 나가라 했는지 근거 자료 |
| 불응 상태 | 지속 촬영 영상, 경찰 신고 기록 | 요구 후 상당 시간 머문 정황 |
실무 팁을 짚어 드립니다. 첫째, 퇴거 요구는 말로만 하지 말고 기록으로 남기세요. 휴대폰으로 "몇 시 몇 분, 나가 달라고 요청합니다"라고 또렷이 말하며 영상을 찍어 두면 요구 사실과 시각이 한 번에 증명됩니다. 둘째, 통화·대면 녹음은 본인이 대화에 참여한 경우 합법입니다. 내가 당사자인 대화는 당사자 모르게 녹음해도 증거로 쓸 수 있지만, 제3자끼리의 대화를 엿들어 녹음하면 위법수집증거가 되니 주의하세요. 셋째, 경찰을 부른 신고 기록 자체가 좋은 증거입니다. 112 신고 내역에는 시각과 상황이 남으므로,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아도 신고는 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7.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 단계 | 내용 | 유의점 |
|---|---|---|
| 1. 증거 확보 | 퇴거 요구 영상·녹음, 신고 기록 정리 | 요구 사실과 정당성에 초점 |
| 2. 고소장 접수 |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 제출 | 요건별로 증거를 대응시켜 작성 |
| 3. 고소인 조사 | 진술조서 작성 | 요구 경위와 시각을 구체적으로 |
| 4. 피의자 조사 | 상대방 조사, 대질 가능 | 정당한 점유 주장 여부 확인 |
| 5. 송치·불송치 | 혐의 있으면 검찰 송치 | 불송치 시 이의신청 가능 |
| 6. 검찰 처분·재판 | 기소·약식명령·기소유예 등 | 합의 시 처벌불원 의사 신중히 |
경찰을 불러도 "민사 문제"라며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당황하시는데, 이는 현장에서 즉시 범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신고 기록은 남으므로 이후 고소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불송치 결정을 받더라도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8. 상담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FAQ)
Q. 나가라고 안 했는데도 안 나가면 퇴거불응인가요?
아닙니다. 퇴거 요구가 먼저 있어야 성립합니다. 요구 없이 머무른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려우니, 먼저 명확히 나가 달라고 요구하고 그 사실을 기록하세요.
Q. 영업시간 끝났는데 손님이 안 나가요. 바로 고소되나요?
영업 종료는 정당한 퇴거 사유이므로 요건에는 해당합니다. 다만 짐 챙기고 계산할 정도의 시간은 주어야 하며, 그 시간이 지났는데도 버티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보증금 못 받은 세입자가 안 나가요. 퇴거불응으로 고소되나요?
어렵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의 점유는 적법하게 보호되므로 집주인의 퇴거 요구가 정당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형사가 아니라 명도 소송으로 풀어야 합니다.
Q. 내 집이니까 강제로 끌어내도 되나요?
안 됩니다. 직접 끌어내거나 짐을 내버리면 폭행·재물손괴 등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경찰 신고와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하셔야 합니다.
Q. 퇴거불응죄 공소시효는 얼마인가요?
법정형이 3년 이하 징역이므로 공소시효(=국가가 처벌할 수 있는 기간)는 5년입니다. 퇴거불응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고, 고소기간 제한도 없습니다.
9. 마무리 —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퇴거불응죄 대응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처음 진입은 적법했지만 '정당한 퇴거 요구'에 불응했을 때 성립한다는 것, 그 요구와 정당성을 영상·녹음으로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보증금 미반환 세입자처럼 점유가 보호되는 경우에는 형사가 아니라 명도 소송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공간인데도 뜻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입니다. 하지만 요구와 증거의 순서만 지키면 법은 점유자의 평온을 보호해 줍니다. 사안마다 형사와 민사 중 어느 길이 유리한지 달라지니,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본 글은 현행 법령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