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받는데 뭘 준비해야 하나요?
고객 명단을 지인에게 넘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조사받을 때, 성립 여부와 조사 전 준비·소명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질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저는 작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1인 사업자입니다. 3개월 전에 거래하던 지인 A에게 저희 고객 명단 엑셀 파일(이름, 전화번호, 주소 포함 약 400명분)을 카톡으로 보냈습니다. A가 비슷한 업종을 시작한다고 해서 "한 번 참고만 해"라고 했는데, A가 이 명단으로 고객들에게 홍보 문자를 돌린 모양입니다.
고객 중 한 분이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며 항의하다가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고 저를 신고했습니다. 2주 전에 경찰서에서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돈을 받고 판 것도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한테 참고하라고 준 건데 이것도 처벌이 되나요? 조사받으러 갈 때 뭘 챙겨가야 하는지, 변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불안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운영하시는 쇼핑몰 고객 명단 400명분을 지인 A에게 카톡으로 넘기신 뒤 그 명단이 홍보 문자에 쓰이면서 조사를 받게 되신 상황이시군요. 조사 통보를 받으시고 많이 불안하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지만 이 사안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입니다. 돈을 받고 팔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사정이 맞지만,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긴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입니다. 다만 영리 목적이 아니었고 유출 규모·경위에 따라 처벌 수위를 낮출 여지는 분명히 있으니, 조사 준비를 제대로 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고객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71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성립 요건을 쉬운 말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질문자님이 고객 정보를 다루는 개인정보처리자(=사업상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사람)일 것. 둘째, 이름·전화번호·주소처럼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일 것. 셋째, 고객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넘겼을 것입니다. 무상이든 유상이든, 제공 행위 자체로 요건이 채워집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은 쇼핑몰 고객 400명분의 이름·전화번호·주소가 담긴 엑셀 파일을 카톡으로 A에게 보내셨습니다. 세 가지 요건이 모두 들어맞습니다. 특히 전화번호·주소는 전형적인 개인정보라 "이것도 개인정보냐"는 반박은 통하지 않습니다.
불리한 점은 400명이라는 규모와 카톡이라는 명확한 전송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사안을 다수 진행해 보면, 카톡 전송 내역은 그 자체로 제공 사실을 증명하는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반면 유리한 점은 돈을 받지 않았고 "참고만 해"라고 한 정황상 영리·악의적 유포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제공 목적과 유출 규모, 2차 피해 정도를 함께 본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잘 소명하면 벌금형 또는 기소유예로 마무리될 여지가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조사 전에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세요. 언제 어떤 이유로 명단을 보냈는지, 금전 거래가 없었다는 점, A가 무단으로 문자를 돌렸다는 점을 날짜별로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 영리 목적이 아니었음을 보여 줄 자료를 챙기세요. "참고만 해"라고 한 카톡 원문, A와 대가를 주고받은 내역이 전혀 없다는 계좌 거래 내역이 도움이 됩니다.
- 피해 확산을 막는 조치를 하세요. A에게 명단 즉시 삭제와 문자 발송 중단을 요청한 기록을 남기면 반성·수습 정황으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 조사는 거주지 또는 사업장 관할 경찰서 수사과에서 진행됩니다. 진술이 처벌 수위에 큰 영향을 주므로, 가능하면 변호사와 진술 방향을 맞춘 뒤 출석하시기 바랍니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형사 절차와 별개로, 신고한 고객이나 다른 피해 고객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유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별도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해 고객과 원만히 합의해 두면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합의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남기시기 바랍니다.
■ 마무리
정리하면, 무상 제공이라도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은 처벌 대상이지만,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과 신속한 수습 노력을 잘 소명하면 처벌 수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조사 전 준비를 제대로 한 분과 그냥 출석한 분의 결과 차이가 큽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차분히 자료부터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사안에 맞는 진술 방향을 함께 잡아 드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