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으로 끝난 사건도 소송비용액 확정받아 변호사비 받을 수 있나요?
조정조서에 소송비용 문구가 없으면 변호사비 확정신청이 어려운 이유와, 그래도 남은 방법을 짚어 드립니다.
질문
조정으로 끝난 사건도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이 가능한가요?
작년에 지인 A를 상대로 대여금 3,000만 원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몇 차례 변론을 하다가 담당 재판부가 조정에 회부했고, 결국 조정기일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2,7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됐습니다. 조정조서에는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문구는 없고, 비용에 관한 언급이 아예 없습니다.
저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변호사 선임료로 330만 원을 썼고, 인지대와 송달료도 합쳐서 50만 원 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조정금만 딱 입금하고 제가 쓴 변호사비는 한 푼도 안 주겠다고 합니다. 판결이 아니라 조정으로 끝났으니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은 못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맞는 말인가요? 조정조서에 비용 얘기가 없으면 저는 이 돈을 받을 방법이 정말 없는 건지 너무 답답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지인 A를 상대로 한 대여금 소송이 조정으로 끝났는데, 조정조서에 소송비용 분담 문구가 없어 변호사비 33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으시군요. 많이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지만, 조정조서에 소송비용 부담에 관한 정함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이 어렵습니다. 조정으로 사건이 끝나면 소송비용 문제도 그 조정 안에서 함께 정리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정조서의 문구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다른 방법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아래 내용을 끝까지 봐 주시기 바랍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소송비용액 확정은 민사소송법 제110조에 근거합니다. 이 조항은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해지지 않은 때" 제1심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비용액을 확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확정신청을 하려면 먼저 "누가 소송비용을 부담한다"는 재판(판결 주문 등)이 있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확정신청의 요건은 이렇습니다. 첫째, 소송비용 부담자를 정한 재판이 있을 것. 둘째, 그 재판에서 구체적 금액은 정하지 않았을 것. 셋째, 비용을 돌려받을 당사자가 제1심 법원에 신청할 것입니다.
문제는 조정조서입니다. 민사조정법 제29조는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 즉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정은 "소송비용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 해당하지 않아, 그 안에 비용 분담 조항이 없으면 확정신청의 전제 자체가 빠지게 됩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은 조정조서에 "피고가 2,7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만 있고 소송비용에 관한 언급이 아예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점이 가장 불리합니다. 실무에서 조정으로 끝난 사건을 다수 진행해 보면, 비용 조항을 넣지 않은 조정은 "각자 부담"으로 처리된 것과 같게 보아 변호사비 330만 원을 따로 청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법원도 조정이나 재판상 화해에서 소송비용에 관한 합의나 정함이 없으면, 뒤에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으로 이를 받아 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조정 과정에서 비용 문제까지 포함해 마무리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리하게 볼 여지도 있습니다. 조정조서 문구에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당사자들이 비용을 명시적으로 포기하는 합의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은 다툴 여지가 남는 부분입니다. 조정조서 전문을 그대로 확인해, 비용에 관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지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조서 문구를 대충 읽고 지나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조정조서 정본을 다시 발급받아 소송비용·소송총비용에 관한 문구가 단 한 줄이라도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변호사 선임료 330만 원 영수증, 인지대·송달료 50만 원 납부내역 등 지출 자료를 날짜순으로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어떤 방법을 쓰든 이 자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 조정조서에 비용 부담을 정한 문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제1심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을 접수하시기 바랍니다.
- 문구가 전혀 없다면 확정신청을 무리하게 넣기 전에, 조정조서 해석과 다른 청구 가능성을 변호사와 먼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조정으로 받은 2,700만 원 자체가 입금되지 않는다면,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이를 집행권원으로 강제집행(압류·추심)이 가능합니다. 비용 부분과 별개로 원금 회수는 확실히 챙기시기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 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는 문구를 조정조항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마무리
조정조서에 비용 문구가 없으면 변호사비를 따로 받아 내기는 원칙적으로 어렵지만, 조서 문구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금 2,700만 원은 강제집행으로 반드시 회수하시기 바랍니다. 조정조서 정본과 지출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받아 낼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지 더 정확히 가려 드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