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이탈물횡령으로 조사받는데 뭘 준비해야 할까요?
길에서 주운 지갑으로 점유이탈물횡령 조사를 받게 됐다면, 성립 요건과 조사 전 반드시 준비할 것을 변호사가 짚어 드립니다.
질문
길에서 주운 지갑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지난달 초에 ○○시 버스정류장 벤치에 놓여 있던 지갑을 발견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일단 집에 가져왔습니다. 안에 현금 8만 원 정도랑 카드, 신분증이 들어 있었는데, 솔직히 그날 경황이 없어서 그냥 서랍에 넣어 뒀습니다. 신고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미루다가 2주쯤 지나 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갑 주인이 CCTV를 확인하고 점유이탈물횡령으로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훔친 것도 아니고 길에 떨어진 걸 주운 건데 이게 범죄가 되는 건지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현금은 아직 그대로 있고 카드도 안 썼습니다. 조사받으러 오라는데 뭘 준비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전과가 남을까 봐 잠이 안 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길에 놓여 있던 지갑을 주워 집에 보관하다가 점유이탈물횡령으로 조사받게 되셨고, 전과가 남을까 걱정이 크신 상황으로 이해했습니다.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 사안은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현금을 쓰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고 카드도 사용하지 않은 점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면 불송치나 기소유예 등 전과를 피할 여지도 충분히 있습니다. 조사에서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자료를 내느냐에 따라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60조 제1항은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성립 요건은 간단합니다.
첫째, 주인의 손을 벗어난 물건(=점유이탈물)이어야 합니다. 길이나 벤치에 놓인 지갑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그 물건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마음(=불법영득의사)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보관만 한 것인지, 자기 것으로 가지려 한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은 벤치에 놓인 지갑을 주워 집으로 가져왔고, 2주가 지나도록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이 바로 이 2주라는 기간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사안을 다수 진행해 보면, 주운 사실 자체보다 왜 바로 신고하거나 돌려주지 않았는지가 불법영득의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유리한 점은 현금 8만 원이 그대로 남아 있고 카드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물건을 쓰거나 처분한 흔적이 없으면 자기 것으로 삼으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불리한 점은 2주 동안 서랍에 넣어 둔 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정황입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부분을 그냥 넘기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대법원도 점유이탈물횡령에서 불법영득의사는 물건을 반환하지 않고 자기 것처럼 지배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취지로 보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현금 8만 원과 카드, 신분증을 손대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지갑과 내용물을 날짜가 보이게 사진으로 찍어 두시기 바랍니다.
- 조사 전에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경찰에 제출하십시오. 조사 전 반환은 영득의사가 없었다는 가장 강한 자료가 됩니다.
- 신고가 늦어진 이유를 솔직하게 정리하십시오. 경황이 없었고 미루다 2주가 됐다는 사정을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 조사에서는 처음부터 가질 생각이 없었고 쓰지도 않았다는 점을 일관되게 말씀하십시오. 진술이 흔들리면 불리해집니다.
- 초범이고 피해가 회복됐다면 기소유예나 불송치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피해자와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사과와 반환을 함께 진행하십시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형사 조사와 별개로 피해자에게 지갑과 현금을 돌려주고 사과하는 과정을 거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집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수사기관도 이를 중요하게 봅니다. 반환 사실과 합의 내용은 문자나 서면으로 남겨 조사 때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 마무리
현금을 쓰지 않고 그대로 보관한 점은 유리하지만, 2주간 신고하지 않은 사정은 반드시 설명하셔야 합니다. 조사 전 반환과 솔직한 진술이 전과를 피하는 가장 현실적인 길입니다. 너무 걱정만 하지 마시고 차분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조사 대응 방향을 더 정확히 잡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