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권등기가 되면 집주인 신용에 영향이 생기나요?
임차권등기명령은 집주인 신용을 깎는 제도가 아니라 임차인의 보증금을 지키는 안전장치입니다. 신청 요건과 순서, 병행 수단을 정리했습니다.
질문
임차권등기명령 신청하면 집주인 신용에 불이익이 가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시 빌라에 보증금 1억 2천만 원으로 전세를 살던 임차인입니다. 계약기간이 지난달에 끝나서 집주인에게 이사 날짜를 말하고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했는데, 벌써 두 달째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꼭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사를 나가면 대항력이 없어진다고 해서 임차권등기명령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임차권등기를 해버리면 집주인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그러면 집주인이 더 화가 나서 보증금을 영영 안 줄 수도 있다"고 겁을 줍니다.
실제로 임차권등기가 되면 집주인 신용에 영향이 있는 건가요? 괜히 저만 불리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돼서 신청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2주 전에 한 번 보냈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계약이 끝나고 두 달째 보증금 1억 2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는 가야 하고 임차권등기는 집주인 신용에 해가 될까 봐 망설이고 계신 상황이시군요. 많이 답답하고 불안하셨을 것 같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차권등기명령은 집주인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거나 금융권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제도가 아닙니다. 주변에서 들으신 말씀은 사실과 다릅니다. 임차권등기는 질문자님이 이사를 나가도 보증금을 받을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그대로 지켜 주는 제도이므로, 지금 상황이라면 반드시 신청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은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청이 받아들여져 등기가 되면 다음 요건이 충족됩니다.
첫째, 대항력(=집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도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유지됩니다. 둘째, 우선변제권(=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순위)이 유지됩니다. 셋째, 이 두 가지가 이사를 나가 전입신고를 빼더라도 그대로 보존됩니다. 즉 등기부에 "이 집에는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있다"는 사실을 공시하는 것이지, 집주인을 처벌하거나 신용정보기관에 통보하는 제도가 전혀 아닙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은 계약기간이 지난달에 끝났고, 집주인이 두 달째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으며,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세 가지 사실만으로도 임차권등기명령의 요건은 충분히 갖춰집니다.
유리한 점은, 2주 전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이미 보내 두셨다는 것입니다. 계약 종료와 반환 요구 사실이 증거로 남아 있어 신청이 수월합니다. 불리한 점은, 임차권등기는 신청한다고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 심리와 등기 기록까지 보통 2~3주가 걸린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서둘러 이사부터 나가 전입신고를 빼버리면 그 사이 대항력이 끊기는 사고가 적지 않습니다. 반드시 등기가 등기부에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 이사하셔야 합니다. 대법원도 임차권등기명령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라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임대차계약서, 2주 전에 보낸 내용증명과 발송 영수증, 보증금 이체내역,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문자나 카톡을 캡처해 날짜가 보이게 보관하십시오.
- 관할 지방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십시오. 계약서 사본, 주민등록초본, 등기부등본을 함께 내시면 됩니다.
- 등기가 등기부에 실제로 기재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 이사하고 전입신고를 옮기십시오. 순서를 바꾸지 마십시오.
-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지만, 지연이자를 받기 위해서라도 반환 지체 시점을 문서로 남겨 두십시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임차권등기는 권리를 지켜 주는 제도일 뿐, 그 자체로 돈을 받아 내는 절차는 아닙니다. 등기를 마친 뒤에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통해 집행권원을 확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주인 명의의 재산이 있다면 가압류를 함께 걸어 두면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 마무리
임차권등기명령은 집주인 신용을 깎는 제도가 아니라 질문자님의 보증금을 지키는 안전장치입니다. 등기가 등기부에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 이사하시고, 이어서 지급명령이나 반환소송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신청 시점과 소송 순서를 맞춰 더 빠르게 보증금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꼭 도움을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