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물 방지장치 설치비는 건물주와 세입자 중 누가 부담하나요?
외벽 낙하물 방지장치 설치비 425만 원, 세입자가 절반 내야 할까요? 임대인 부담 원칙과 대응법을 정리했습니다.
질문
상가 건물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세입자입니다. 건물 외벽 타일이 떨어져 지나가던 사람이 다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건물주가 구청에서 안전조치 명령을 받았다며, 외벽에 낙하물 방지장치(=떨어지는 물건을 막는 망·구조물)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설치비가 약 850만 원이 나왔는데, 건물주가 저에게 절반인 425만 원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톡으로 "장사하는 사람도 혜택을 보니 반반 부담하자"고 보내왔습니다. 저는 임대차계약서 어디에도 이런 비용을 낸다는 조항이 없다고 답했는데, 건물주는 "원래 다 이렇게 한다"며 계속 압박합니다. 안 내면 재계약을 안 해 주겠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외벽은 제 가게 영역도 아닌데 제가 정말 내야 하는 건가요? 너무 답답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건물주가 외벽 낙하물 방지장치 설치비 425만 원을 절반 부담하라고 요구하면서 재계약까지 거론해 많이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상황을 정리해 답변드리겠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이 그 설치비를 부담하실 의무는 원칙적으로 없다고 보입니다. 외벽 안전조치는 건물 자체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소유자이자 임대인인 건물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계약서에 질문자님이 낸다는 조항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건물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고치고 관리하는 책임은 빌려준 사람(=건물주)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비용의 성격이 건물 전체의 안전·구조에 관한 것인지(=대규모 수선·보존), 아니면 임차인이 쓰는 공간의 소소한 관리인지입니다. 둘째, 계약서에 비용 부담을 임차인에게 떠넘기는 특약이 있는지입니다. 셋째, 구청의 안전조치 명령이 누구를 상대로 나왔는지입니다. 외벽 낙하물 방지장치는 이 세 가지 모두 건물주 쪽에 가깝습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께 유리한 점이 분명합니다. 떨어진 것은 "외벽 타일"이고, 구청의 안전조치 명령도 소유자인 건물주에게 나왔습니다. 외벽은 질문자님 카페 영역이 아니라 건물 공용·구조 부분입니다. 게다가 임대차계약서에 이런 비용을 낸다는 조항이 전혀 없다고 하셨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이런 보존·안전 비용은 임대인 부담이 원칙입니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건물주가 카톡으로 "장사하는 사람도 혜택을 보니 반반 부담하자"고 한 점입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런 말에 떠밀려 일부라도 송금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한 번 돈을 보내면 "동의했다"는 근거가 되므로 매우 조심하셔야 합니다. 대법원도 임대차 목적물의 사용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는 임대인에게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절대로 먼저 돈을 보내지 마십시오. 송금은 "부담에 동의했다"는 근거가 됩니다.
- 건물주가 보낸 "반반 부담하자", "재계약 안 해 주겠다"는 카톡을 캡처해 날짜와 함께 보관하십시오.
-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확인해 비용 부담 특약이 없다는 점을 사진으로 남겨 두십시오.
- 구청에 안전조치 명령이 누구를 상대로 나왔는지, 설치비 지원 제도는 없는지 문의하십시오.
- 내용증명으로 "외벽 안전조치는 임대인 부담이며 설치비를 부담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보내 두십시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만약 건물주가 재계약 거부를 빌미로 부당하게 비용을 요구한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최초 임대차 포함 10년 범위)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주가 이미 받아 간 비용이 있거나 강제로 공제했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나 지급명령 신청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툼이 커지면 임차권 보호를 위한 민사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마무리
외벽 낙하물 방지장치 설치비는 건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용으로,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계약서에 특약이 없는 이상 질문자님이 425만 원을 낼 의무는 없다고 보입니다. 재계약 압박에 밀려 먼저 송금하지 마시고 입장을 서면으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카톡 내용과 계약서 등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더 정확한 대응 방향을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