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가 반소를 내면 어떻게 되나요? 소송이 더 길어질까요?
피고가 반소를 내도 본래 청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반소의 뜻과 요건, 대응 절차를 변호사가 쉽게 정리했습니다.
질문
피고가 반소를 내면 어떻게 되나요? 소송이 더 길어질까요?
저는 지인 A에게 3,000만 원을 빌려주고 못 받아서, 넉 달 전에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차용증도 있고 이체내역도 남아 있어서 제가 이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법원에서 서류가 하나 왔는데, A가 '반소장'이라는 걸 냈더라고요.
내용을 보니, 제가 예전에 A와 같이 중고 물건 거래를 하다가 A한테 1,500만 원 손해를 입혔다면서 저한테 그 돈을 달라는 겁니다. 솔직히 황당합니다. 그건 2년 전 일이고 서로 정리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저는 원고인데, 반소가 들어오면 제가 갑자기 피고가 되는 건가요? 제 소송은 어떻게 되는 거고, 1,500만 원을 제가 물어줘야 할 수도 있는 건지 너무 불안합니다. 재판이 더 길어지는 건 각오해야 하나요?
답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다빈치 「고소의 달인」입니다. 3,000만 원 대여금 청구 소송을 내셨는데 지인 A가 1,500만 원 반소를 걸어와 당황하셨다는 사연이군요. 갑자기 입장이 뒤바뀐 것 같아 많이 불안하셨을 것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소가 들어왔다고 해서 질문자님의 본래 청구(3,000만 원)가 사라지거나 불리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두 청구는 한 재판에서 함께 심리될 뿐, 서로 독립적으로 판단됩니다. 질문자님은 여전히 원고이고, 반소에 한해서만 피고의 지위도 겸하게 됩니다. 차용증과 이체내역이 있는 본소는 그대로 유지하시면 됩니다.
■ 법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반소는 민사소송법 제269조에 근거합니다. 피고가 소송 진행 중에 원고를 상대로 관련된 청구를 같은 법원에 함께 제기하는 제도입니다. 성립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첫째, 본소 청구와 반소 청구가 서로 관련되어 있어야 합니다(견련성, =서로 연결된 사정이 있을 것). 둘째, 변론을 마치기 전에 내야 합니다. 셋째, 반소로 인해 소송이 지나치게 늦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 요건을 못 갖추면 법원이 반소를 각하(=받아주지 않고 돌려보냄)할 수 있습니다.
■ 질문자님 사안에 대입해 보면
질문자님께 유리한 점은, 본소인 3,000만 원 대여금 청구는 차용증과 이체내역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소가 들어와도 이 증거의 힘은 그대로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돈을 못 받게 된 피고가 재판을 끌거나 상계(=서로 빚을 맞비김)를 노리고 반소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점은, A가 주장하는 1,500만 원 손해배상이 본소와 관련 있다고 인정되면 한 재판에서 같이 다뤄지고, 심리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질문자님이 '2년 전 일이고 이미 정리된 일'이라고 하신 부분이 중요합니다. 손해배상 채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민법 제766조). 또 서로 정리됐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입증해 반소를 깰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반소는 본소와 별개로 그 청구원인이 인정되어야만 받아들여진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바로 하셔야 할 일
- 반소장을 받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반소에 대한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하셔야 합니다. 대응하지 않으면 A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 2년 전 중고 거래가 '서로 정리된 일'임을 보여 줄 자료(당시 카톡, 문자, 정산 내역, 영수증 등)를 모두 찾아 캡처·보관하십시오.
- A가 주장하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시점을 확인해, 3년 소멸시효가 지났다면 답변서에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반드시 기재하십시오.
- 본소의 차용증 원본과 3,000만 원 이체내역은 별도로 정리해 증거로 유지하십시오. 반소 대응에 신경 쓰다 본소 입증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 함께 쓸 수 있는 방법
본소 채권을 확실히 받기 위해, 재판과 별개로 A의 재산에 가압류를 걸어 두는 것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판결을 받아도 상대가 재산을 빼돌리면 회수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A의 반소가 터무니없이 소송을 끌기 위한 것이라면, 변론 과정에서 그 점을 지적해 신속한 심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마무리
반소가 들어와도 질문자님의 3,000만 원 청구는 그대로 살아 있고, 두 청구는 각각 판단됩니다. 반소 답변서 제출 기한과 소멸시효 주장만 놓치지 않으시면 충분히 대응하실 수 있습니다. 단순 채무불이행이나 감정 다툼만으로는 상대의 반소가 쉽게 인정되지 않으니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차용증과 이체내역, 당시 거래 자료를 가지고 상담받으시면 본소와 반소를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유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