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백서2026.09.30|읽기 10분|조회 2

행정심판 재청구 가능 여부,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 — 실무 총정리

행정심판에서 기각·각하됐을 때 다시 청구할 수 있는지, 재청구 금지 원칙과 예외, 행정소송 전환까지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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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지난달에 행정심판을 냈는데 기각됐어요. 억울해서 다시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싶은데, 재청구가 되나요?"

변호사: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같은 처분에 대해 같은 이유로 다시 행정심판을 내는 건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다만 예외가 있어서, 어떤 재결을 받으셨는지부터 여쭤봐야 해요."

행정심판 재청구 가능 여부는 심판에서 한 번 진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한 번 기각·각하됐다고 해서 무조건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때나 다시 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억울한 마음에 같은 서류를 다시 접수했다가 시간만 허비하는 분들을 상담실에서 자주 봅니다. 이 글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사건을 다수 진행해 온 법무법인 다빈치가 재청구가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1. 행정심판 재청구란? — 개념부터 쉽게

행정심판 재청구란, 이미 한 번 행정심판을 청구해 재결(=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을 받은 사람이 같은 처분에 대해 또다시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행정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심판을 냈는데 졌고, 그래서 한 번 더 심판으로 다퉈 보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 법이 행정심판에 대해 재결의 기속력과 일사부재리(=같은 사건을 두 번 심판하지 않는다는 원칙)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재청구는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대신 행정소송으로 넘어가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재심"이나 "재청구"라는 말을 민사·형사의 재심처럼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행정심판에는 형사소송의 재심 같은 별도 제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재결에 불복한다면 대부분 행정소송(취소소송 등)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먼저 이해하셔야 합니다.

2. 법은 뭐라고 규정하고 있을까? — 조문과 처벌

행정심판 재청구 제한의 근거는 행정심판법에 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51조(행정심판 재청구의 금지)

심판청구에 대한 재결이 있으면 그 재결 및 같은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다시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이 조문이 재청구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재결이 한 번 나오면, 그 재결 자체에 대해서도, 같은 처분에 대해서도 다시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행정심판은 형벌을 정하는 절차가 아니어서 법정형(징역·벌금)은 없습니다. 다만 재청구 금지에 위반해 낸 심판은 각하(=본안 판단 없이 문을 닫는 결정)됩니다.

행정심판법 제49조 제1항(재결의 기속력)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재결은 피청구인과 그 밖의 관계 행정청을 기속한다.

인용 재결이 나오면 행정청은 그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기속력을 놓치는 분이 흔한데, 이겼는데도 행정청이 처분을 안 고치면 재청구가 아니라 위원회에 간접강제(제50조의2)를 신청하는 것이 맞는 길입니다.

3. 언제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을까? — 요건과 경계선

재청구가 금지되는지는 결국 "같은 사건이냐"를 따지는 문제입니다.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요건쉬운 설명예시
재결이 있었을 것인용·기각·각하 어느 것이든 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상태기각 재결서를 받음
같은 처분·부작위다투는 대상 처분이 동일해야 재청구 금지동일한 영업정지 처분
당사자 동일같은 청구인이 같은 상대를 상대로 다시 청구같은 사업자가 다시 청구

여기서 실무상 오해가 잦은 경계선이 있습니다. 각하 재결을 받은 경우입니다. 청구기간을 넘겨서, 또는 서류 흠결로 각하된 경우, 그 흠을 바로잡아 다시 청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다툼이 있습니다. 본안 판단 없이 형식적 이유로 각하된 사안에서 흠결을 보완하면 새로운 청구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견해가 있으나, 청구기간 도과가 이유였다면 다시 내도 또 각하될 뿐이므로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또 하나, 처분이 달라지면 다른 사건입니다. 예를 들어 행정청이 종전 처분을 취소하고 새 처분을 다시 했다면, 그 새 처분은 별개이므로 이에 대한 심판은 재청구 금지에 걸리지 않습니다. 사정변경으로 새로운 거부처분이 있었다면 그 거부처분을 대상으로 새로 다툴 수 있습니다.

4.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 대표 판례

대법원은 확정된 행정처분의 효력과 재결의 관계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3다6759 판결은 행정처분이나 재결이 당연무효가 아닌 이상 그 하자를 이유로 곧바로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정해진 불복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재결에 불복한다면 임의로 재청구할 것이 아니라 행정소송이라는 정식 절차로 다투어야 함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두45045 판결은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재결이 확정된 뒤 행정청이 재처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의 구제와 관련한 법리를 다루면서, 재결의 기속력이 행정청을 구속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겼는데 왜 또 심판을 내야 하냐"고 답답해하시는데, 이런 경우 답은 재청구가 아니라 기속력을 근거로 한 재처분 요구와 간접강제라는 점을 판례가 보여 줍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한 번 재결이 난 사건은 심판으로 되돌리지 말고 소송으로 가라"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부 다시 다툴 수 있다고 편을 들어드리면 상담은 수월하지만, 그렇게 안내하면 청구인이 소송 제기기간까지 놓쳐 정말로 길이 막히는 일이 생깁니다.

상황 이미지

5. 처벌 수위와 함께 쓸 수 있는 구제수단

행정심판은 형벌 절차가 아니므로 처벌 수위가 아니라 "불복 수단"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재청구가 막혔을 때 실제로 쓸 수 있는 길을 행정소송과 비교했습니다.

구분행정심판 (재청구)행정소송 (취소소송)
담당 기관행정심판위원회행정법원(지방법원 행정부)
재결 후 재도전같은 처분 재청구 금지(제51조)재결서 받은 날부터 90일 내 제소 가능
판단 범위위법·부당까지 판단원칙적으로 위법성만 판단
비용없음(무료)인지대·송달료 발생
불복 방법행정소송항소·상고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실 것은,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 행정소송 제소기간은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이라는 점입니다(행정소송법 제20조). 재청구가 가능한지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 90일을 넘기면 소송의 문까지 닫힙니다. 함께 검토할 수단으로는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행정소송법 제23조), 그리고 위법한 처분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별도로 가능합니다.

6. 무엇이 증거가 되고, 어떻게 남겨야 할까?

재청구 가능 여부를 판단하려면 먼저 "내가 받은 것이 어떤 재결인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정말 많은 의뢰인을 상담하면서 느끼는 것은, 재결서를 제대로 읽지 않아 기각인지 각하인지도 모른 채 상담 오시는 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확인 대상필요한 자료유의점
재결 종류재결서 주문 부분기각·각하·인용을 정확히 구분
송달일재결서 송달 봉투·전자문서 수신 기록제소기간 90일의 기산점
처분 동일성원처분 통지서, 이후 재처분 문서새 처분이 있었는지 확인
기속력 위반인용 재결 후 행정청의 재처분 여부미이행 시 간접강제 근거

실무 팁을 드리면, 재결서는 주문(결정 내용)과 송달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하라면 그 이유가 청구기간인지 서류흠결인지를 봐야 하고, 기각이라면 재청구가 아니라 소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전자심판으로 진행한 경우 온라인행정심판 시스템에서 재결서와 수신 기록을 내려받아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7.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단계내용유의점
1. 재결 확인재결서 주문·송달일 확인기각·각하·인용 구분
2. 방향 결정재청구 가능성 검토, 원칙적 소송으로같은 처분 재청구는 각하 위험
3. 소송 준비취소소송 소장 작성, 증거 정리재결서 송달일 기준 90일
4. 집행정지필요 시 처분 효력·집행 정지 신청본안 제기와 함께 또는 동시에
5. 재판·판결변론, 선고불복 시 항소

새로운 처분이 있어 별도로 행정심판을 다시 낼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라는 청구기간(행정심판법 제27조)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상담을 해 보면 이 기간 계산을 잘못해 재청구 자체가 각하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흔합니다.

8. 상담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FAQ)

Q. 기각됐는데 같은 이유로 다시 행정심판을 낼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행정심판법 제51조가 같은 처분에 대한 재청구를 금지하기 때문에 다시 내면 각하됩니다. 이 경우 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Q. 각하됐는데 흠결을 고쳐 다시 낼 수 있나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청구기간을 넘겨 각하된 경우는 다시 내도 또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형식적 흠결만 문제였고 아직 청구기간이 남아 있다면 보완해 다시 시도할 여지가 있습니다.

Q. 이겼는데 행정청이 처분을 안 고칩니다. 재청구해야 하나요?

재청구가 아니라 간접강제(행정심판법 제50조의2)를 신청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인용 재결은 행정청을 기속하므로 이행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Q. 행정청이 새 처분을 다시 내렸는데 이건 어떻게 하나요?

새 처분은 별개의 처분이므로 재청구 금지에 걸리지 않습니다. 새 처분을 대상으로 청구기간 내에 다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재결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소송을 내야 하나요?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소송의 문도 닫히니 서둘러 준비하셔야 합니다.

9. 마무리 —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행정심판 재청구 가능 여부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같은 처분에 같은 재결이 난 사건은 원칙적으로 재청구가 금지되니 행정소송으로 방향을 잡을 것, 재결서의 송달일을 확인해 90일 제소기간을 놓치지 말 것, 그리고 이겼는데 행정청이 이행하지 않으면 재청구가 아니라 간접강제로 대응할 것.

한 번 졌다고 해서 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느 문으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시간을 잃지 않습니다. 사안마다 재결의 종류와 처분의 동일성 판단이 달라지니, 구체적인 상황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점검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본 글은 현행 법령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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